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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10일전 | 16.03.31 | 조회 149

이창범 시집《아름다운 기억》

  아름다운 기억     이 창 범     사랑하는 사람아 지금 그대 어디 있는가   칠흑같은 밤하늘 비는 내리고가장 아름다운 내 사랑은 박꽃이 되어 지금 나는 걷고 있네   사랑이 아쉬워진 하루였는데 그때 더욱 사랑할 것을   그대 아는지 가슴 저미도록 아름다운 기억의 기쁨을       이창범 시집 -「그리움이 담긴노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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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10일전 | 16.03.31 | 조회 121

이창범 시집 《도시의 밤》

도시의 밤   이 창 범   침묵만이 흐르는 차갑게 뒤엉킨 잿빛 도시 무표정한 똑같은 얼굴의 사람들이 높은 담을 둘러치고 저마다 세계를 만든다.   어느 아파트에서는 혼자 사는 노인네가 죽어도 한밤 누군가가 비명을 질러도 아무도 구원하려 않는다.   애써 외면하고 모르는 체 살아가려는 사람들   밤거리엔 가로등이 불을 밝히지만 어두운 사람들의 마음속은 더 긴 그림자가 드리워진다. 도시의 밤거리엔 지독한 외로움만이 가득하다.       이창범 제 6시집 - 「도시의 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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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52일전 | 16.02.18 | 조회 139

김복희 시집 《종소리》

종소리김복희언제까지나맑고 투명한 음성으로내게 다가오는 은은한 소리모진 세파 몰아쳐도내 안의 회오리바람 막아주는거룩한 울림이네.그 소리는 언제나 내 곁에서살아 숨 쉬는 지킴이의 빛으로사라졌다 다시 오는 메아리이기에영원한 청정의 소리 들으며마음의 심지 굳건히 세우면 늙음과 죽음도 두렵지 않다네.김복희시집 - 「문학사계시인선032 겨울 담쟁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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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52일전 | 16.02.18 | 조회 85

박정자 시집 《알밤 줍기》

알밤 줍기박정자희뿌연 새벽 하늘은밤나무 가지에 걸려더는 내려오지 못하지만밤새 떨어져 있던 알밤은스스로 빛을 내며내 앞으로 다가온다어느 녀석은 풀 속에서또는 낙엽 위에서흙 바닥에서바위 틈에서저마다의 폼으로 날 유혹하는가 하면저쪽에서 툭~이쪽에서 투둑~마음까지 바쁘게 한다가을이 비닐 봉지에 묵직하다박정자 제25시집 - 「꽃바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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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52일전 | 16.02.18 | 조회 106

권오삼 동시집 《나비·1》

나비·1권오삼움집 같은 집 안에서네가 뭘 하는지 난 알지.봄이 오면나들이 갈 때 입고 다닐새하얀 드레스 짜는 거지?권오삼동시집 - 「문학동네동시집34 라면 맛있게 먹는 법」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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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52일전 | 16.02.18 | 조회 64

송현숙 시집 《그 섬에 피다》

그 섬에 피다송현숙끼룩거리며 울어 대던갈매기들사라졌다"지금은 고객이 전화를 받지 않으니······"아무도 없다살 떨리는 어둠을 눈썹달이 열어 준다유리 조각을 뿌려 놓은 것 같은너와 나, 이쪽과 저쪽살도 영혼도 빠져나간 관절의하얀 뼈다귀를모른 척하고 싶다시간의 저쪽을 걸러 내기엔턱없이 모자란 세월인가밤낮이 뒤바뀐 파도의 물살은거무스름한 혓바닥을 놀리며지독한 열광의 자락을 펄럭인다이 섬에서 웃고 있는 건달맞이꽃들뿐이다송현숙시집 - 「시학시인선082 그 섬에 피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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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52일전 | 16.02.18 | 조회 88

권순갑 시집 《봉선화》

봉선화권순갑어린 시절 보듯이웅크리고 앉아 있는누이를 닮았다는봉선화가 피었네몹시도측은해 보이는그리운 저 뒷모습권순갑시집 - 「찬샘의시011 꽃들의 불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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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52일전 | 16.02.18 | 조회 102

김귀자 시집 《비밀번호》

비밀번호김귀자그녀의 비밀번호를 탐지해다비밀스럽게 다녀온 뒤어떻게 눈치를 챘는지재생불능 도어 록그녀의 비밀번호가 바뀌었다그녀의 주변은 지뢰밭이다보이지 않는 팻말이 그물처럼 진을 치고서럽도록 올곧게숨 가쁜 시간을 삼키고 있었다언제부터인가꽁꽁 닫힌 지뢰밭 주위를조심스레 맴도는 재활용 탐지기,언제 터질지 모를 지뢰밭 도어 록이안전하게 열릴 수 있을까?어쩜 황홀한 폭죽일 수도······옷을 벗지 못한그녀의 비밀번호가 살폿스치는 바람에 술렁인다.김귀자 제2시집 - 「문학신문 작품선097 백지가 되려 하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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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52일전 | 16.02.18 | 조회 68

최경화 시집 《물안개》

물안개보광 최경화높은 산정운무도 짙은 관음사 뜨락아랫마을 우곡은아침마다 안개 속에 묻혀그림속의 세상이 되고앞산밭골 성큼 다가서서외로운 심신 달래주므로팔 벌려 안아보지만잡히지 않는 허공 속빈자리에 가만히 서 있는영혼도 모른 채물안개 젖어숲 속 깊은 골짜기로서서히 멀어져가는그림자 없는 허상존재 할 수 없는 무소유최경화 제5시집 - 「아무도 모르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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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52일전 | 16.02.18 | 조회 58

방순미 시집 《산불》

산불방순미산에 불기둥이 일어섰다.나무는 아우성이다.바람이 불덩이를 껴안고이 산저 산불바람을 일으킨다.고추잠자리 닮은 소방헬기 덩달아 물바람 나아랫도리 헐렁하도록 물을 쏟아 붓지만난 불바람 잡지 못하고 개불처럼 늘어져 간다.산바람터진 봄바람오봉산 낙산사마저 바람이 났다.처녀막이 터져 피가 낭자했던 붉은 밤처럼불은 무성한 청춘 참수하듯 산을 자른다.방순미시집 - 「황금알시인선93 매화꽃 펴야 오것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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